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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17. 01:55 from

점차 쓸모를 잃어 그대로가 된다.


말이 궁지에 몰려있을 때 내 몸은
그 몸짓 하나만을 위하여
길목마다 작은 숨을 곳곳에 놓아 두었다.

'잉여 없는 완전소진뿐이야'

웃음과 울음은 힘을 잃었고
작은 움직임은 바람만 민감하게 불어 일으키고 있다.

돌아온 눈이 작은 소리로 숨을 들이키자
오장은 생의 기운으로 가득해진다.

"살아있으니 나를 위하는 것으로 세상을 지극히 위하겠다!"
굳센 다짐이 내 앞의 공기를 남김없이 들이키려 한다.

밤새 허공에 띄워놓은 쓸모는
좀처럼 공기와 섞이지 못한 채 나의 주위만 맴돈다.

숨이 좀처럼 내쉬어지질 않는다.

'고개를 숙이고 몸을 비틀어'

'이해받지 못할 이상이라면
눈을 감아 마음을 비틀고'

'눈조차 마주하지 않으려한다면
짙은 감사를 표할 최선을 다해 움직여'

"물과 같은 몸이 될 수있음을 위안삼거라.."

개운하게 기억에서 벗어난다.

작은 몸이 창 밖에 뜨이는 그 날
복잡할 것 없이 소박한 그 자리에,
멍하니
그대로가 되어있기를



Posted by munsu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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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29. 10:50 from

 

따분한 것들은 대게 아름다웠다.

 

 

Posted by munsu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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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31. 10:07 from


나를 가운데에 놓고선
바람이
오른편으로 기다랗게 넘어졌다.

좁다란 등골이 크게 휘청였고
몽롱한 눈망울은 옅은 그늘 속으로 잠기고 말았다.

'훠어~이한'

반듯한 하늘이 철창 같은 바다에 출렁이더니
얇은 베 한 필이 방바닥을 구른다.
그 새 검은 나뭇가지들은
두 눈 사이를 오가며 잔가지를 떨쳐냈다.

때를 알았던 때라야

유리창 너머로 
뿌옇게 일어났다 이내 듬성듬성
흩틔워진 자욱 같은 것을 바라본다.
어머니의 것인가?

바람은 아직도
새파란 눈다락 위에 누워있다.
울음에 미어졌는지
미끄러운 경계에서 아슬하다.

눈을 감고서
감은 눈을 다시 한 번 감을 제,

바람이 불어 헌 자리를 지난다.

수굿한 볏머리와
길고 얇은 소맷자락

윤택한 밤 한 송이와
짧게 비워 넘긴 머리카락

때를 알았던 때

무릎에 걸친 심장은 요동쳤고
구름에 걸린 하늘은 느지막이 새어왔다.

어느 방 안에 
잘록한 어스름과
바라진 누룩 한 주먹을 띄워놓았다고 하니
'여지없지'

하여 당분간
바람은
온 데서 차겠다한다.    


Posted by munsu_ :

물의 바람

2013. 9. 14. 02:00 from

요즘엔
생각하며 살아간다기 보다는
감각하며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Posted by munsu_ :

바람

2013. 8. 2. 12:50 from

이렇게나!? 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한 것

햇빛과 가로등이 나를 비출 때마다 
생각했다.

조그만 잣대 하나 뒷춤에 숨겨쥔 채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눈 앞으로 스쳐지날 모든 것들에게
단숨에 뒤쳐지고
무수히 실패한 뒤
잦은 절망에 발목이 삐굿하게 굽었으면 좋겠다.

아픈만큼 기쁠게다.

빛이 사라지면
어딘가에 서있겠지

시퍼런 무릎은 눈에 보이지도 않겠지

이렇게나!


Posted by munsu_ :

손가락 글

2013. 7. 24. 00:16 from



모래를 모으는 일도
모래를 쌓는 일도
모래를 부스리는 일도..

가끔씩 내 손가락을 이해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혼자 노는 걸 방해하고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한 이상

평생 이해할 수 없겠거니..

Posted by munsu_ :

Talking Heads

2013. 7. 14. 20:43 from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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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침

2013. 7. 9. 12:01 from

 

소통을 주장하는 통보의 시대

Posted by munsu_ :

..

2013. 7. 8. 13:02 from


'이미지'와 '(서술)문자'에 대한

전환, 치환의지


내 안의 숨죽임


개별적 주체성을 위해

가뿐히 놓아주는 일


기분 좋은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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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nna Barwick

2013. 6. 19. 11:11 from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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